내-혀에는-사랑하는-사람들의-이름이-얹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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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혀에는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름이 얹혀 있다 한상봉 / 편집장 그는 가슴이 두근거리는 일이 두 가지 있다고 했다. 들꽃이 피기를 기다리는 것, 그리고 사람이 오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정작 들꽃이 피고 사람이 오면 우리는 말을 잇지 못한다. 들꽃과 사람을 보는 일만으로 가슴이 벅차기 때문이다. 필시 시인이 분명한 이 사람은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이기에 희망의 사람이다. 희망이 불가능한 ‘전복된’ 현실을 바라는 것이라면, 그는 혁명적 시인일 것이다. 동명대 김동규 교수의 『사람이 온다』를 읽었다. 프로필을 보니, 그이는 시인이 아니었고
난-발바닥으로-당신-생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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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발바닥으로 당신 생각을 한상봉 / 가톨릭일꾼 편집장, 도로시데이영성센터 코디네이터 예전의 벗들은 다 떠나갔고, 가서 소식이 없고 몇몇 동지들만이 적적한 시절을 보내고 있다. 어쩌다 얼굴을 보게 되더라도 예전 그 사람 같지 않았다. 호리호리하던 몸매는 망가져 ‘배사장처럼’ 아랫배가 불룩 나오고, 얼굴에 살이 올라 그래도 시절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구나, 안심하면서 한편으론 서글펐다. 홍안의 청년이 50대 60대가 되었으니 나잇살을 먹었다고 한다. 칭찬도 되고 불편한 심기도 그렇게 말을 토하기도 한다. “세상 다 그런 거야” 하는
세상이-공부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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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공부방이다 -『유시민의 공감필법』, 유시민, 창비, 2016 한상봉 / 편집장, 도로시데이영성센터 코디네이터 나는 원래 글과 인연이 그리 깊은 사람은 아니었다. 글보다 그림을 좋아했고, 사진 찍는 것을 더 사랑했다. 최근에 통영 사는 강제윤 시인의 사진전을 보러 인사동엘 나갔다. “당신에게 섬” 사진전. 강제윤은 전시 서문에서 이렇게 말했다 . “누구도 바다를 떠나 살 수 없다. 잊고 살지만 우리는 모두가 섬사람들이다. 대양 위에서 누구는 큰 섬에 살고 누구는 작은 섬에 살 뿐이다. 섬이야말로 우리가 잃어버린 개방성과 열린
주먹도끼처럼-연필을-쥐고,-몸으로-몸을-돌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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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도끼처럼 연필을 쥐고, 몸으로 몸을 돌보며 _ , 김훈, 문학동네, 2019 한상봉 / 편집장, 도로시데이영성센터 코디네이터 그 사람을 처음 만난 곳은 국선도 도장이었다. 나이 살처럼 아랫배가 나오면서 고민이 깊어갔다. 계절이 바뀌어 장롱에서 끄집어낸 바지들이 몸에 꼭 껴서 입을 수 없었다. 허리에 밴드 처리가 된 바지들은 그런대로 입을 수 있지만, 모직바지는 언감생심이다. 뼈마디가 굳어서 허리가 지끈거리고, 굽은 어깨는 더 아래로 처지곤 했다. 인터넷 검색으로 찾아낸 국선도 도장. 예전에 정양모 신부님이 병세가 심해져서 국선도
로자-룩셈부르크가-괴테를-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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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자 룩셈부르크가 괴테를 읽다 _『사랑하고 쓰고-파괴하다』, 이화경, 행성B잎새, 2017 한상봉/가톨릭일꾼 편집장, 도로시데이영성센터 코디네이터 감당하기 벅찬 나날들은 이미 다 지나갔다 그 긴 겨울을 견뎌 낸 나뭇가지들은 봄빛이 닿는 곳마다 기다렸다는 듯 목을 분지르며 떨어진다 그럴 때마다 내 나이와는 거리가 먼 슬픔들을 나는 느낀다 그리고 그 슬픔들은 내 몫이 아니어서 고통스럽다 그러나 부러지지 않고 죽어 있는 날렵한 가지들은 추악하다 (기형도, ‘노인들’ 중에서) 사순절이다. 우리들의 사순절은 부활절을 예감하고 있기 때문에 슬
앎이-삶을-구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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앎이 삶을 구원하는가? _묵묵-침묵과 빈자리에서 만난 배움의 기록 한상봉 / 도로시데이영성센터 코디네이터, 편집장 동네서점에서 어슬렁거리다 『묵자가 필요한 시간』이란 책이 눈에 들어 왔다. 그런데 정작 집어 든 책은 고병권이 쓴 『묵묵』(돌베개, 1018)이다. 이 책에선 ‘인문학자’라는 표현이 나오지만, 결국 지식인이란 무엇인가, 묻는 것이고, 이 지점에서 늘 절망하는 사람이 그 절망 속에서 무엇을 배우고 있는지 살피는 이야기다. 고병권은 연구공동체 ‘수유너머’를 통해 처음 알게 된 사람이고, 얼 쇼리스의 『희망의 인문학』(이병곤
슬픔에-닿는-길,-사랑으로-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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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에 닿는 길, 사랑으로 가는 길 , 황현산, 삼인, 2015,  , 신형철, 한겨레출판, 2018  한상봉 / 가톨릭일꾼 편집장, 도로시데이영성센터 코디네이터 싸륵싸륵 눈은 내리고, 오늘은 광화문에서 집회가 열린다.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던 스물다섯 살 청년이 혼자서 순찰업무를 돌다가 석탄을 옮기는 석탄이송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사망’했다. 사고가 나고도 네 시간가량 방치되었던 한밤중, 그의 영혼은 얼마나 무섭고 외롭고 참혹하였을까? 그는 사고가 발생하기 전 청와대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 비정규직 노동자와 만납시다